봉화경로당 회원 4명 중태, 살충제 성분 검출
경북서 최근 농약음식물사건만 4차례
경북 봉화군에서 초복을 맞아 오리고기를 먹은 경로당 회원 4명이 중태에 빠진 가운데, 이들의 위세척액에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되어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 봉화군 내성4리 경로당 전경]
지난 15일, 봉화군 봉화읍 내성4리 경로당 회원 41명이 인근 식당에서 오리고기와 쌈 등으로 점심 식사를 했다. 이후 4명이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되었다. 피해자들은 60~70대 여성들로, 경로당 회장과 부회장, 회원 2명이며, 모두 같은 테이블에서 식사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경찰청 전담수사팀에 따르면, 피해자들의 위세척액에서 살충제 성분인 에토펜프록스와 터부포스 등의 유기인제가 검출되었다. 경찰은 사고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현장 감식을 실시하고, 주변 CCTV와 차량 블랙박스를 확보하는 등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수사 과정에서 피해자들이 식사 후 경로당에서 커피를 마셨다는 진술이 확보되었다]. 이에 경찰은 식사 전후 상황을 면밀히 조사하고 있으며, 인근 농약 판매점에서 관련 성분이 든 살충제 판매 여부를 확인하는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현재 피해자 4명 중 3명은 인공호흡기를 착용한 채 치료를 받고 있으며, 1명은 심정지 상태에서 응급처치 후 맥박과 호흡이 돌아왔으나 여전히 의식이 없는 상태다. 같은 테이블에서 식사한 나머지 1명은 현재까지 건강에 이상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건은 최근 10년간 경북에서 발생한 네 번째 '농약 테러' 사건으로, 과거 2015년, 상주에서 '농약 사이다 사건', 2016년, 청송군에서 '농약 소주 사건', 2018년, 포항의 '농약 고등어탕 사건'에 이어 발생한 사건이다.
한편,경찰은 "수사 중인 사안으로 자세한 사항을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히면서도, 사건의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겠다는 입장이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음료와 반찬 등의 감식을 의뢰한 만큼, 추가적인 조사 결과에 따라 사건의 전모가 밝혀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