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 선종…2013년부터 12년 제위
교황 프란치스코, 21일 바티칸에서 88세로 선종…가장 소외된 이들을 위한 삶 강조
프란치스코 교황이 4월 21일 오전 7시 35분(현지시각) 바티칸에서 선종했다. 향년 88세. 교황청 궁무처장 케빈 페럴 추기경은 “로마의 주교 프란치스코가 성부의 집으로 돌아가셨다”며 그의 생애가 “주님과 교회를 섬기는 데 헌신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교황청 홈페이지 캡쳐, 프란치스코 교황]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2월 14일 기관지염으로 로마 제멜리 종합병원에 입원한 뒤 다균성 호흡기 감염과 폐렴 진단을 받았다. 이후 병세가 악화되며 의료진의 집중 치료에도 불구하고 회복하지 못했다. 선종 전날인 20일, 그는 부활절을 맞아 바티칸 성베드로 성당 발코니에 휠체어를 타고 마지막으로 모습을 드러내 “형제 자매들, 즐거운 부활절입니다”라고 인사했다. 이어진 메시지는 대독을 통해 “종교의 자유, 표현의 자유 그리고 타인에 대한 존중이 없이 평화는 없다”는 평소의 신념을 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3년 즉위 이후 가난한 이들, 사회적 약자, 난민 등 소외된 이들을 위한 교회의 역할을 강조해왔다. 그는 “복음의 가치에 따라 충실함, 용기, 그리고 보편적인 사랑으로 특히 가장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을 위해 살아가라”는 가르침을 남겼다. 재임 기간 동안 환경 문제, 평화, 종교 간 대화 등 다양한 사회적 이슈에 목소리를 내며 전 세계 가톨릭 신자뿐 아니라 비신자들에게도 큰 영향력을 미쳤다.
교황(敎皇, Pope)은 로마 가톨릭교회의 최고 지도자이자 바티칸 시국의 국가원수로 교회의 신앙과 전통을 수호하고 전 세계 13억 가톨릭 신자들의 영적 지도자 역할을 수행한다. 교황의 권위는 325년 제1차 니케아 공의회 이후 서방 교회에서 점차 강화되어 왔으며, 오늘날까지도 교회 내외에서 중요한 상징적 존재로 인식된다.
한편, 한국에서는 ‘교황’과 ‘교종’(敎宗)이라는 용어 사용을 둘러싼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교황’은 ‘교회의 황제’라는 의미로, 봉건군주적 이미지를 지녔다는 비판이 있다. 반면 ‘교종’은 ‘교회의 우두머리’라는 뜻으로 일부 교구와 신자들이 사용하지만, 공식적으로는 ‘교황’이 통용되고 있다. 천주교용어위원회는 “교황이라는 용어가 틀리거나 나쁜 이미지를 지닌 것은 아니며, 교종 역시 황제를 뜻하는 한자가 포함되어 혼란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종 이후, 전 세계 가톨릭교회는 차기 교황 선출을 위한 콘클라베 준비에 들어간다. 교황의 빈자리를 메울 새 지도자가 어떤 방향성을 제시할지, 그리고 교황직의 역할과 호칭에 대한 논의가 앞으로 어떻게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